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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강릉 커피거리, 국내 대표 커피 명소의 시작과 현재를 걷다

by 커피 그리고 함께 2025. 5. 19.

커피 하면 떠오르는 국내 대표 여행지, 강릉 커피거리. 커피 도시로서의 역사는 어디서 시작됐을까? 바다를 품은 감성 카페부터 스페셜티 커피를 선도하는 로스터리까지, 강릉 커피거리의 역사와 현재를 여행자의 시선으로 함께 살펴보자.

강릉카페 거리

강릉, 커피도시가 되다

강릉이라는 도시가 커피로 주목받기 시작한 건 사실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과거 강릉은 커피보다는 경포대, 안목해변, 오죽헌 등 전통적인 관광지로 더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초, 강릉 안목해변의 몇몇 자그마한 카페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의 여유는 도시인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고, 점차 이곳은 '커피 거리'라는 별명을 얻으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강릉이 커피도시로 자리 잡게 된 데는 국내 커피 1세대 장인으로 불리는 '보헤미안 박이추' 선생의 영향이 큽니다. 일본에서 커피 문화를 배워온 그는 1988년 강릉 연곡에 '보헤미안 카페'를 열고,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커피를 내려 지역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신선한 커피 문화를 전파했습니다.

그의 발자취는 지금도 강릉 커피거리 곳곳에서 찾을 수 있으며, 그의 제자들이 세운 로스터리 카페들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커피 명소로 자리 잡은 강릉은 2009년부터 매년 '강릉커피축제'를 열며 커피 도시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습니다. 커피 애호가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드는 이 축제는 단순한 시음 행사에 그치지 않고, 커피 로스팅 체험, 바리스타 챔피언십, 커피 클래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많은 이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습니다.

강릉의 바다와 어우러진 커피 향기는 이제 지역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수많은 카페들이 해변을 따라 늘어서고, 각각의 카페들은 독특한 콘셉트와 커피 철학을 내세워 관광객들의 취향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강릉 커피거리는 단순히 커피를 파는 장소를 넘어, 지역 문화와 감성이 스며든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강릉 커피거리, 어디를 가야 할까?

강릉 커피거리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역시 '안목해변'입니다. 바다를 바로 앞에 두고 자리 잡은 이곳의 카페들은 대부분 탁 트인 오션뷰를 자랑하며, 일출이나 일몰 시간에는 유리창 너머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인생샷 명소로도 손꼽힙니다. 특히 '테라로사', '보헤미안', '커피잉글리시' 같은 로스터리 카페는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이미 유명합니다.

테라로사는 강릉을 넘어 전국적으로도 손꼽히는 커피 브랜드로 성장했으며, 대형 로스팅 공장과 함께 커피 박물관 같은 분위기의 매장을 운영해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합니다. 보헤미안은 박이추 선생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공간으로, 직접 로스팅한 싱글 오리진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커피잉글리시는 젊은 감각의 바리스타들이 운영하는 감성 로스터리 카페로, 스페셜티 커피를 다채롭게 즐길 수 있어 젊은 층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카페 델라비타', '카페 스페이스', '라카페' 등 개성 넘치는 카페들이 즐비해 있어 하루 종일 카페 투어를 해도 모자랄 정도입니다. 카페마다 로스팅 방식이나 추출 방식이 달라 서로 다른 맛의 커피를 비교하며 즐기는 것도 강릉 커피여행의 묘미입니다. 바닷가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카페 간판만 보고 무작정 들어가 보는 것도 추천할 만합니다.

때로는 숨은 명소를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커피와 디저트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베이커리 카페들도 많아지고 있어, 커피와 빵을 함께 맛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관광객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강릉 커피거리는 단순한 카페촌이 아닙니다. 각 카페가 전하는 스토리와 철학, 바다가 주는 여유로움이 어우러져 여행자에게 특별한 추억을 안겨주는 공간이죠.

 

강릉 커피거리에서 만나는 여유의 가치

강릉 커피거리를 걷다 보면 커피 한 잔의 가치가 단순한 음료를 넘어선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됩니다. 누군가에게는 바다를 바라보며 한숨 돌리는 쉼표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바리스타의 손끝에서 탄생한 한 잔의 커피가 일상의 특별한 기쁨이 되기도 합니다. 강릉이 커피 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진심과 바다라는 자연의 선물이 있었습니다.

해변을 따라 자리 잡은 수많은 카페들은 그 자체로 강릉의 풍경이 되었고, 커피 한 잔을 매개로 여행자와 지역이 연결되는 문화적 가치를 만들어냈습니다. 강릉 커피거리를 찾는다면, 단순히 유명 카페만을 찾아다니기보다는 천천히 걸으며 자신만의 속도로 이 거리를 느껴보기를 추천합니다.

카페의 창 너머로 펼쳐진 바다, 로스팅 머신에서 퍼져 나오는 고소한 향기,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리는 소리, 입안 가득 퍼지는 원두의 깊은 맛. 이 모든 요소들이 어우러져 당신의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강릉 커피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카페들이 문을 열고, 또 다른 커피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있지요. 당신의 다음 강릉 여행이 또 다른 커피의 발견이 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강릉의 바다와 커피는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