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커피를 만들고 싶은가요? 그럼 원두보다 먼저, ‘물’부터 다시 보세요.
안녕하세요,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물에 대해 고민해보셨을 거예요. 저는 어느 봄날, 강릉의 한 로스터리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다가 ‘왜 여긴 유독 맛있지?’라는 의문이 들었죠. 그 계기로 물에 대해 파고들게 되었고, 그 결과 정말 많은 것을 깨달았답니다. 오늘 이 글에서는 커피 맛의 숨은 주인공, 바로 ‘물’에 대해 이야기해볼게요.
커피는 결국 물이다
여러분, 블랙커피를 생각해보세요. 원두와 물 외에는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죠. 커피의 대부분은 사실 물이에요. 정확히 말하면 브루잉 커피는 약 98~99%가 물이고, 에스프레소도 90% 이상이 물입니다. 이런 단순한 조합 속에서 물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할지는 더 말할 필요도 없겠죠? 결국 좋은 커피를 만들려면 좋은 물부터 시작해야 해요.
미네랄 성분이 맛을 좌우한다
물속에 포함된 칼슘, 마그네슘 같은 미네랄 성분은 커피의 추출에 큰 영향을 줍니다. 이온들은 커피의 산미나 바디감을 강조하거나 희석시킬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쓴맛까지 조절해요. 아래 표는 대표적인 이온들이 커피 맛에 끼치는 영향을 정리한 것입니다.
이온 종류 맛에 미치는 영향
칼슘(Ca²⁺) | 바디감 강화, 추출 안정성 향상 |
마그네슘(Mg²⁺) | 산미 강조, 향미 증가 |
나트륨(Na⁺) | 감칠맛 부여, 단맛 보완 |
좋은 커피용 물의 조건
커피용 물을 선택할 때 몇 가지 기준이 있어요. 맥스웰 콜로나 대쉬우드 같은 커피 전문가들도 강조한 조건이죠. 특히 아래 항목은 최소한으로 지켜야 할 요소들입니다.
- 무색, 무향, 무취일 것
- 중성에 가까운 pH (6.5~7.5)
- 적절한 미네랄 함유량 (TDS 기준 75~150ppm)
SCAA 수질 기준 살펴보기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A)는 2009년에 커피 추출에 적합한 물의 표준을 제시했습니다. 이 기준은 단순히 ‘좋은 물’을 넘어서, 커피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죠. 아래 표는 SCAA가 제시한 주요 수질 기준을 요약한 것입니다.
항목 권장 기준
pH | 6.5 ~ 7.5 |
TDS (총용존고형물) | 75 ~ 150 ppm |
경도 | 17 ~ 85 mg/L (CaCO₃ 기준) |
지역별 수질 조정법
SCAA의 기준이 전 세계에 딱 들어맞는 건 아니에요. 지역별로 수돗물의 수질이 다르기 때문에, 최근엔 지역 환경에 맞춘 수질 조정이 중요해졌습니다. 특히 브루어리나 로스터리에서는 자체적으로 수질 조절 시스템을 갖추고 커피에 맞는 맞춤형 물을 만들어 사용하기도 하죠.
결론: 물은 재료다
커피를 만드는 데 있어 물은 단순한 매개체가 아닙니다. 커피의 본질을 구성하는 '재료'로 봐야 해요. 그래서 다음 번에 커피를 내릴 땐, 물의 종류와 성질을 꼭 생각해보세요. 여러분이 맛본 ‘그 커피’는 사실 물맛일지도 모릅니다.
- 커피 맛은 물에서 시작된다
- 물을 바꾸면 커피가 바뀐다
- 바리스타의 감각은 물을 구분하는 데서 출발한다
FAQ
Q. 정수기 물도 커피용으로 괜찮을까요?
- 일반 가정용 정수기 물은 너무 순수하거나 미네랄이 부족할 수 있어 커피의 풍미를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미네랄이 일정 수준 유지되는 물을 추천합니다.
Q. 생수로 커피를 내리면 더 맛있나요?
- 생수도 브랜드에 따라 미네랄 함량이 달라 커피 맛에 차이를 줄 수 있어요. TDS 수치를 확인하고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Q. pH 수치는 꼭 맞춰야 하나요?
- 완벽하게 맞출 필요는 없지만, pH가 너무 산성이나 알칼리성이면 커피 맛이 변질될 수 있으니 6.5~7.5 사이를 유지하는 게 가장 좋아요.
Q. 필터 커피와 에스프레소에 적합한 물이 다른가요?
- 네, 필터 커피는 비교적 연한 맛이라 물의 특성이 더 뚜렷이 나타나고, 에스프레소는 고압으로 추출되기 때문에 더 세밀한 조정이 필요할 수 있어요.
Q. 커피숍에서 사용하는 물은 특별한가요?
- 대부분 커피숍에서는 역삼투압 정수 시스템에 미네랄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방식으로 ‘커피 전용 물’을 사용하고 있어요.
Q. 좋은 물을 구하기 어렵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시중에 판매되는 ‘커피 전용 생수’를 활용하거나, TDS 측정기로 수치를 체크하며 물을 선택해보세요. 꼭 비싼 장비가 필요한 건 아니에요.
오늘 커피 이야기를 나누면서, ‘좋은 커피는 좋은 물에서 시작된다’는 말의 진짜 의미를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다음에 커피를 내릴 때는 한 번쯤 물의 상태도 신경 써보세요. 작은 차이가 큰 맛의 변화를 만들어냅니다. 혹시 여러분만의 커피와 물에 관한 팁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우리 함께 더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가요 ☕💬